QurientBlog


 

Blog

약 이름은 어떻게 지어질까요?

페이지 정보

Author
QURIENT
Date
2022-09-21 15:15
Views
58

본문

약 이름은 어떻게 지어질까요?


주) 큐리언트 남기연 대표이사



글로벌 제약사에서 부서간 회의에서 처음 언어학자를 만났을 때 ‘회사에 이런 전문가도 필요한가?’ 하며 신기하기도 했습니다. 글로벌 제약사에는 언어학자가 근무합니다. 약의 이름을 짓는 일을 주도하는 것이 주된 임무입니다. 약의 이름은 회사가 언어학자를 고용할 만큼 매우 중요한 일이기 때문입니다. 약의 이름이 한번 정해지면 같은 이름이 전세계, 모든 언어권에서 동일하게 쓰여져야 하기 때문에 세계 150여개의 언어를 모두 확인하여 혹시 발음이 어렵거나, 비속어의 느낌이 나거나, 이미 존재하는 의미를 연상시키거나 하는 등의 일이 일어나지 않아, 혹시나 있을 수 있는 잘못된 처방을 막기 위함 입니다. 제약회사에 언어학자가 근무하는 이유입니다. 


약의 이름에는 성분명 (generic name)과 상품명 (brand name)이 있습니다. 여기서 성분명은 일반명 (non-proprietary name)이라고도 하고 이 약의 성분을 지칭하는 말로 어느 회사가 소유한 단어가 아니기에 일반적 처방에 자주 쓰이기도 합니다. 반대로 상품명은 각 회사가 소유한 약 제품의 이름입니다. 예를 들어 아세트아미노펜 (acetaminophen)은 성분명이고 타이레놀 (Tyrenol)은 존슨앤존슨사가 쓰는 상품명이 되는 것입니다. 제약사A가 신약A를 출시하게 되면 신약의 특허가 만료될 때 까지는 제약사A가 신약A의 독점권을 가지게 됩니다. 따라서 출시 후 약 10여년 간은 성분명과 상품명을 모두 제약사A가 독점적 사용하지만 특허가 만료되어 복제약이 나오는 시점이 되면 성분명은 모든 제약사가 사용할 수 있고, 제약사A에는 상품명이 남게 되는 것입니다. 따라서 상품명 보다는 성분명을 정하는데 더 많은 주의가 필요하게 됩니다.  


성분명이 적절하게 만들어져 전세계적으로 통용되게 하기 위해서는 이를 조정하는 조정 기구가 필요합니다. 이러한 조정 역할을 세계보건기구 (WHO)가 하게 되며 이렇게 확정된 이름을 국제 일반명 (International  Nonproprietary Name, INN)이라고 합니다. 개발사가 신약에 적합한 이름을 복수로 추천하면 WHO가 심사하여 허가를 해주는 형식을 취합니다. 따라서 큐리언트와 같은 바이오 회사는 언어학자가 있는 브랜드 회사와 계약하여 이름 후보군을 정하고 WHO에 제출하여 승인을 받는 절차를 거쳐 성분명을 정하게 됩니다. INN이 성립되기 전 이미 성분명을 승인해 주는 절차를 가지고 있던 나라들의 경우 따로 승인을 받기도 합니다. 미국의 경우 United States Adopted Name (USAN)이라는 절차를 거쳐야 합니다. 경우에 따라서는 INN과 USAN이 다른 경우도 있지만 많은 경우 일치 합니다. 


성분명에는 회사의 자부심이 들어가 있기도 합니다. 회사가 세계 최초의 작용 기전을 발굴하여 새로운 클래스의 신약을 만들었을 경우 성분명의 접미사를 정할 수 있는 권한을 가집니다. 예를 들어 저분자 인산화효소 저해제의 경우 모두 -nib이라는 성분명 접미사를 씁니다. 2001년 허가된 최초의 타이로신 인산화효소 저해제인 노바티스사의 이마티닙 (Imatinib)을 필두로 2-300개의 -nib이 등록되었습니다. 큐리언트가 개발한 텔라세벡 (Telacebec) 역시 이러한 절차를 통해 이름이 정해 졌습니다. 텔라세벡의 작용기전은 시토크롬bc1 저해제로 세계 최초로 밝혀진  항생제 작용기전입니다. 따라서 큐리언트에게 시토크롬bc1 저해제의 성분명 접미사를 선택할 수 있는 권한이 부여되었고 (-cebec)이 선정되었습니다. 이 의미는 앞으로 세계에서 개발되는 모든 시토크롬bc1저해제는 cebec이라는 이름으로 끝나야 한다는 의미 입니다. 세계 항생제 개발 역사에 족적을 남기는 일이라 할 수 있습니다.

큐리언트의 임상 프로그램 중 3개에는 성분명이 정해 졌습니다. (Q203=Telacebec, Q301=Zileuton) 최근 Q702의 INN 성분명도 정해졌습니다. 아드릭세티닙 (Adrixetinib) 입니다. 인산화효소 저해제 인 만큼 -nib을 접미사로 사용했습니다. 이제 Q901의 성분명을 정할 차례가 되겠습니다.

단순하게 보이는 약의 이름에도 상당히 복잡한 프로세스와 철학이 담겨 있습니다. 규제 산업인 바이오 제약 산업의 복잡성을 보여주는 일로 하나의 약을 개발하기 위해서 얼마나 많고 다양한 전문가들이 노력해야 하는가를 보여주는 하나의 예라 생각됩니다.  


information for download file